바람은 아직 찬데 허리 숙여 굽어보니 어느새 흙을 밀치고 돋은 새싹들이 눈부십니다. 신축년辛丑年 새해를 맞이하여 연둣빛 새잎들과 눈을 맞추면서 《표현》 제78호를 발간합니다. 계속되는 코로나 상황에도 귀한 원고를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조병화 시인의 <해마다 봄이 되면>이 더욱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해마다 봄이 되면/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땅속에서 땅 위에서/공중에서/생명을 만드는 쉬임없는 작업/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다시 하는 말이/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이렇게 봄이 왔으니 그분의 말씀처럼 항상 봄처럼 꿈을 지니고 항상 봄처럼 새로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옷깃을 여미는데 어디선가 매화향이 창을 타고 들어옵니다.
청대淸代 이방응(李方膺, 1698~1754)의 <제화매題畵梅>입니다.
揮毫落紙墨痕新(휘호낙지묵흔신) 종이 위에 붓 드리우니 묵색이 새로워라
幾點梅花最可人(기점매화최가인) 매화 몇 점을 그려보니 참으로 즐겁구나
願借天風吹得遠(원차천풍취득원) 하늘바람에 매화향 멀리 실어 보내면
家家門巷盡成春(가가문항진성춘) 온 고을 골목마다 봄이 활짝 피어나겠지
《표현》은 대한민국 작가들의 좋은 작품으로 매화향을 실어 보내드립니다.
온 고을 골목마다 봄이 활짝 피어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