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꽃들이 피고 또 피고 있습니다. 지난봄을 알리던 꽃이 진 자리에는 조그맣게 열매가 달렸습니다. 올여름 눈 부신 햇살을 받으면서 실한 과실이 될 것들입니다. 귀한 원고를 주신 작가님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표현》 제83호를 발간합니다.
진晋나라 육기(陸機 : 261~303)는 <문부文賦>에서 “나는 항상 시문을 읽으면서 작가의 용심用心을 깊이 이해하고자‘ 했다 합니다. 용심은 글을 씀에 있어 마음의 작용이니 곧 문장을 짓는 원리라고 하겠습니다. 중국의 가장 긴 장편의 문학이론서로써 남북조시대 양梁나라의 유협(劉勰 : 466~520)이 쓴 <문심조룡文心雕龍>에서 ‘문학의 근원이 도(明道)에 있다.’ 했습니다. 풍부하고 다채롭게 보이는 객관적 세계는 모두 도가 겉으로 드러난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자연계는 도의 미적 표현(道之文)이니 문학 창작은 자연의 원리에 근본을 두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문학의 사회적 기능을 중시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조선 중기 학자 신흠(申欽, 1566~1628)이 지은 『야언野言』에 있는 한시漢詩입니다.
桐千年老恒藏曲 동천년노항장곡
오동나무는 천년을 늙어도 항상 그 곡조를 간직하고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한평생 찬 겨울에 피지만 향기를 팔지 않는다
月到天虧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 본바탕은 남아 있으며
柳經百別又新枝 유경백별우신지
버드나무는 백번을 꺾여도 또 새 가지가 돋아난다.